일상 생각 - 이십춘기

직무 전환으로 다시 신입으로 입사하여 일한 지 3달이 지났다.

중간중간 우여곡절이 있었고 야근횟수도 훨씬 많아졌지만  2년전 출근하기 싫다고 징징대던 때를 생각해보면 요즘은 훨씬 마음이 안정적인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작년까지 나름의 이십춘기를 겪었던 게 아닌가 싶다. 우연히 이 인스타툰을 보고 정말 많이 공감되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사회에서 정해준 목표와 방향에 맞춰가려 노력했고 나에게 그 종착지는 취업이었다. 그런데 막상 취업을 하고 나니 허무함과 권태로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생 살아야하나? 이젠 뭘 해야하지? 갑자기 다음 목표가 없어지니 허무함은 더 커졌고 이런 생각은 출퇴근마다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결국 2년만에 퇴사를 선택하고 캐나다 워홀을 떠났다

직장생활 2년, 캐나다 1년 총 3년의 방황기를 거치며 내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출퇴근마다 잡생각을 없애려고 시작했던 독서는 이제 습관이 되었고, 각종 검사와 사주를 보며 나에 대한 이해도도 올라갔다. 캐나다에서 카페에서 알바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도 느껴보았다.  그 결과 나는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이번에 취업할 때는 나의 이런면을 조금이라도 발휘할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하려고 하였다. 

지금 직무는 나의 전공과 기존 경력을 가지고 가면서도 나의 장점과도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성격과 다른 점을 고려했을 때 100프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디 백프로 맞는 직업이 있겠는가. 어느 점이 특히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면 기존의 직무는 조금 루틴한 면서도 아주 작은 영역에 대해서 깊게 파고들어야 했다. 반면 지금은 넓은 영역을 얕게 다루는 편이다. 깊이는 낮지만 비교적 새로운 것들을 계속 접할 수 있다. 또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글을 쓰고 만들어가는 그런 과정도 좋다. ( 여러 검사 결과 나는 새로운 자극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큰 동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자기만의 쳇바퀴 속에서 하루를 보내지만 그 하루를 좋아하는 활동들로 채워야 훨씬 행복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아직 1년도 안된 입장에서 이렇게 나와 잘맞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나간 3년이 아주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하면서 보낸 시간은 남들이 인정하는 경력은 아닐지 몰라도 나 스스로 느끼고 성장하는 시간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직무에 잘 적응하고 일외의 나의 삶도 더 잘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