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0. 토론토 워홀을 마무리하며

약 11개월의 워홀 생활을 끝내고 캐나다를 떠나게 되었다. 이제 한국에 온 지 한 달 정도가 되어 캐나다에서의 시간도 마무리할 겸 1년 간의 생활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랑 비슷한 날씨에 비슷한 풍경으로 바뀐 길들을 보니 그 때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떠나기 한 2주 전부터는 하루하루 날짜가 줄어드는 게 너무 아쉬웠다. 1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먼저 영어에 익숙해지고 실력이 향상되었음을 느꼈다.어느 날은 영어가 안 들리고 말도 잘 못해서 여기서 뭐 하나 싶기도 했지만 전보다 내 생각을 전달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일을 하러 가면 한국어를 쓸 일이 없다 보니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냥 1년 동안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영어 공부만 집중해서 할 수 있었고 일을 하며 조금씩 알아가는 단어나 표현으로 대화가 더 잘될 때마다 뿌듯하고 재밌었다.

두 번째는 다른 나라의 친구들과 어울려서 그냥 일상대화하고 일하는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이었고 생각보다 이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너무너무 아쉬울 만큼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뉴질랜드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었지만 같이 추억을 만들고 일상을 공유하진 못했었는데 여기서는 짧은 영어지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정도 많이 들고 덕분에 일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던 1년이었다.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해 본 여러일중에 여기서 일한 시간이 젤 행복했다. 그리고 1일 1 빵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고..

세 번째는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법을 배웠다. 일과 집을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혼자서 공부하거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예 혼자서 생활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보니 이러한 생활이 심심하진 않을까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지내보니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도 알게 되었고 나는 혼자서도 꽤 잘 지내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한국이었으면 안 해봤을 한국어 선생님도 해보고 이것저것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도전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을 앞으로 만나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서운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덕분에 좋은 기억들을 많이 남기고 가는 것 같다. 이 기억으로 앞으로의 한국에서의 일상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드는 일상 사진들을 공유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