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저자: 양귀자)(스포 O)

모순

나는 평소에는 비문학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가끔 스토리에 빠져서 책을 읽고 싶을 땐 소설을 읽는다. 그 중에서도 이 소설은 내가 제일 먼저 추천하는 소설책이다. 무려 1998년도에 초판이 출간된 책이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책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이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노는 모순적인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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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인 25살 안진진의 이야기이다. 알코올 중독자이자 가정폭력을 일삼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표면적으로는 안좋게만 보인다. 하지만 그 가족 구성원들에게는 오히려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다는 남모를 이야기가 있다. 그의 행동을 올바르다 합리화 할 수는 없지만 그 가족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또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에겐 다 각자만의 사연이 있는 법임을, 내가 단정해서 누군가의 이야기에 충고하거나 상대방을 정의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사람도 내면으로는 나름의 불만족이 있다. 어쩌면 불운하다고 생각하는 상황들이 인생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고 살아가는 활력을 주기도 한다. 이모와 엄마의 삶, 주인공의 두 남자 김장우와 나영규 로 대비되는 상황이 나타난다. 주인공이 사랑했지만 안정적이지 못할 수 있는 김장우, 반대로 안정적인 삶은 보장되어 있던 나영규. 주인공은 안정적인 삶 속에서 행복하게 보였던 이모의 죽음을 목격을 하였음에도 나영규를 선택하게 된다. 결국 주인공 또한 모순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건 모든 인간이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게 아닌 걸 알지만 경험 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보는 세상이 다가 아닌 것임을 또 인간은 본인이 보고 들었음에도 결국 모순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을. 불행이 다 같은 불행과 행복이 다 같은 행복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조로운 삶은 역시 단조로운 행복만을 약속한다. 인생의 부피를 늘려 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애쓰는 불행이라는 중요한 교훈을 내게 가르쳐 준 주리였다. 인간만큼 다양한 변주를 허락하는 주제가 또 어디 있으랴.

그것이 이모가 그토록이나 못 견뎌했던 ‘무덤 속 같은 평온’이라 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