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 저자: 클레어 키건 )

짧고 어렵지 않은 문체이지만, 메시지는 매우 명확한 소설이었다.

주인공인 빌 펄롱은 아일랜드에서 부인과 딸 5명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삶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와 비슷한 일상으로, 매일 정해진 일정과 단계를 보내며, 때때로 권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수녀원에서 한 아이를 만나게 되며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은 1920년대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마그달레네 수녀원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이 사건에 대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제목이 "사소한 것들"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의미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처럼 직접적인 큰 행동은 아니더라도, 사회적 사건에 대한 작은 관심과 용기가 결국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이러한 경험이 새로운 깨달음과 삶의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도 비슷한 순간이 찾아온다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빌처럼 큰 용기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가 용기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용기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29p

캄캄할 때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출근해 날마다 하루 종일 배달하고 캄캄할 때 집에 돌아와서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깨어 똑같은 것을 또다시 마주하는 것.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바뀌지도 새로워지지도 않는 걸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44p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118p

펄롱은 미시지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120p